만추(2011)

모범수로 복역 중이던 여성은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72시간의 휴가를 낸다.김태영의 만추는 관계와 인연에 대한 이야기다.이미 1966년에 이·맨 희망에 의해서 영화화되고 1982년에는 김·수연 감독으로 리메이크작이 공개되기도 했다.그래서 이 작품은 오리지널 영화에 대한 2번째 리메이크작이지만 전 2개의 영화와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의 무대가 한국 대신 미국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이다.안나( 탄·웨이)은 중국계 미국인 가정 폭력을 일삼은 남편을 우발적으로 살해한 혐의로 복역 중이다.그녀는 어머니의 죽음 소식을 듣고 72시간의 특별 휴가를 얻다.그리고 시애틀에 가는 버스에서 한국에서 온 잘생긴 청년을 신청(현빈)를 만난다.남성은 한국 여성을 상대로 데이트도 하고 주거나 함께 자면서 돈을 버는 직업을 갖고 있다.그 때문인지 잘생긴 외모 뿐만 아니라 성격도 좋다.그는 버스에서 처음 만난 중국계 여성에게 부족한 버스비를 빌린 뒤 꼭 갚겠다고 하면 전화 번호와 함께 자신의 손목 시계를 여성에게 맡긴다.이것이 영화의 시작이다.두 사람의 관계는 현실적이라기보다는 상징적이며, 그 관계가 형성되는 과정과 정서가 특별하다.보통의 경우라면 두 사람의 인연이 계속되는 것은 없다.여성도 버스에서 우연히 만난 남자의 농담에 특히 관심을 갖지 않는다.그녀는 남자에게서 받은 전화 번호를 쓰레기 통에 버린다.그러나 두 사람은 시애틀이라는 도시에서 만났고 두 사람의 인연은 72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상당히 깊숙이 진행된다.이 작품에서 주목할 부분은 두 관계가 진전하는 상황이다.여자는 사랑을 잃었다.과거 사랑한 남편은 그녀의 손에 의해서 죽었다.오랜만에 집에 갔지만 그곳에도 사랑은 없다.가족은 엄마가 죽은 후의 재산 분배에 관심이 더 많고, 막상 세상을 떠난 어머니에 대한 기억은 사라진 지 오래다.이에 대한 남자는 누구도 사랑하는 준비가 되어 있다.물론 그 사랑은 가짜이지만 남자에 접하는 여자들은 그 남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다.그럼 사랑을 잃은 여자도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될까?과거 여성을 사랑한 중국계 남성은 이제 다른 여자의 남편이 되고 있다.장례식장에 참석한 남자는 훈을 보고당장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다.그리고 자신은 오랫동안 여성을 알고 여자는 충분히 괴로운 인생을 보내고 있으므로 그녀에게 장난치지 말라고 으름장을 걸다.남자의 미래는 어둡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과거와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현재다.하지만 오랫동안 알고 있다고 해서, 그녀를 더 이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 관계는 깊은 이해에 근거하지 않았다.사실 두 사람이 서로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은 이름과 서로의 현재 상황 정도이다.그러나 여성은 단기간에 자신의 모든 과거를 무시하고 현재의 자신에 대해서 정성을 다하고 대하는 남자에서 위안을 얻다.이 작품은 화면 속에서 묘사되는 시애틀의 풍경과 그 풍경을 배경으로 서로 가까워지자 주인공들의 정서가 모든 것을 대변하는 영화이다.남편을 죽이고 어머니의 장례를 치르기 때문에 잠시 교도소 밖으로 나온 여성의 심리 상태는 어떨까?배우의 땅·웨이는 무미 건조한 시선으로 모든 사물을 쳐다보다가 점차 남자에게 마음을 연다.그런데 항상 만면에 미소를 짓고 있는 남자 역시 세상이 편한 것은 아니다.그는 누군가에 쫓기고 있는 생명의 위협을 받는데 대한 어떠한 기색도 없고 여성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인다.그 정서와 분위기가 아름답다.일반적으로 영화는 이야기의 장르이다.그러나 때는 배우와 그들을 담은 배경과 이들이 함께 내뱉는 정서가 중요한 작품이 있다.이 영화가 바로 그런 작품이다.지금 바로 지금의 자신에게 위안을 주는 상대.과거에 없었고 미래에도 그 상대가 그대로 있는지는 불확실하지만 때로는 현재가 가장 중요한 때도 있다.이 작품은 그 아련한 정서를 정말로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2024.02. 16 Giggle

error: Content is protected !!